서광사 용인 수지구 고기동 절,사찰

맑은 하늘 아래 햇살이 유난히 부드럽던 토요일 오전, 용인 수지구 고기동의 서광사를 찾았습니다. 평소 주말이면 등산로 주변을 걷곤 하는데, 이번에는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고 싶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입구부터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오솔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흙길 위로 비친 햇빛이 나뭇잎에 부딪혀 반짝였고, 새소리가 고요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경내에 들어서자 잔잔한 불경 소리와 함께 향 냄새가 공기 속에 섞여 있었습니다. 번잡한 도심과는 달리,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길

 

서광사는 고기동 마을 끝자락, 낮은 산비탈을 따라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올라가다 보면 포도밭과 주택가를 지나 좁은 길이 이어지는데, 도로 옆에 서광사 안내 표지판이 보입니다. 절 입구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여섯 대 정도 차량을 세울 수 있는 규모였습니다. 아침이라 비교적 한산했지만, 점심 무렵에는 방문객이 늘어나는 편이라고 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죽전역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린 후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닿을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본당까지는 완만한 경사길이라 산책하듯 오르기 좋았습니다. 길가에 핀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2. 밝고 단정한 공간 구성

 

서광사 경내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구조가 알차게 꾸려져 있습니다. 중앙에는 대웅보전이 자리하고, 양옆으로 작은 요사채와 다실이 놓여 있습니다. 흰 벽과 회색 기와가 조화를 이루어 전체적으로 밝은 인상이었고, 창문마다 작은 불단이 정갈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바닥은 깨끗하게 닦여 있었고, 향내가 은근히 스며 있었습니다. 조명은 부드러운 노란빛이라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대웅전 안으로 들어서면 나무의 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천장 구조가 눈에 띄었고, 바닥에는 명상용 방석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스님 한 분이 조용히 경을 읽고 계셨는데, 그 목소리가 공간 전체를 감싸듯 퍼졌습니다.

 

 

3. 세심하게 전해지는 마음의 온도

 

서광사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사람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 느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대웅전 옆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참선방’이 있었는데, 내부에는 부드러운 방석과 얇은 담요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방명록 한쪽에는 방문객들이 남긴 짧은 글귀들이 있었고, “오늘 하루도 고요히 살고 싶습니다” 같은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 흔적 하나하나가 절의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법당 안에는 향초가 아닌 자연 오일향이 은은히 피워져 있었고, 환기가 잘 되어 공기가 맑았습니다. 무엇보다 스님이 방문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인사만 건네주시는 모습이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4. 조용한 다실과 정갈한 부대 공간

 

대웅보전 오른편에는 작은 다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따뜻한 둥굴레차와 유자차가 준비되어 있었고, 창문 너머로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차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긴장이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화장실은 새로 단장된 듯 청결했고, 세면대 주변이 물기 없이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신발을 벗는 입구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가 깔려 있어 안전했습니다. 경내 곳곳에는 휴지통 대신 재활용함이 정리되어 있었고, 쓰레기가 보이지 않아 관리가 꼼꼼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마당 한켠에는 돌탑이 세워져 있었는데, 작은 돌마다 누군가의 기도가 담긴 듯했습니다. 그 앞에서 잠시 두 손을 모으고 숨을 고르며 머물렀습니다.

 

 

5. 주변의 여유로운 산책 코스

 

서광사 주변에는 고기리 생태공원이 가까워 있습니다. 절을 나와 오른편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나무 데크 산책로가 이어지고,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길이라 걷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절 입구 근처에는 ‘고기리 카페 거리’가 형성되어 있는데, 조용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모여 있습니다. 저는 그중 ‘카페 연화’에 들러 따뜻한 쌍화차를 마셨습니다. 창문 너머로 절 지붕이 멀리 보여 묘한 평온함이 느껴졌습니다. 절과 카페, 산책길이 이어져 하루 코스로 다녀오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6. 방문 시 알아두면 좋은 점

 

서광사는 오전 6시부터 문을 열고 해질 무렵까지 개방되어 있습니다. 주말에는 간단한 법회가 열리기도 하지만 예약 없이도 자유롭게 방문이 가능합니다. 다만 명상 시간대에는 대웅전 안 출입이 제한되니 입구 안내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중에 위치하다 보니 날씨가 급변할 수 있어, 우산이나 얇은 겉옷을 챙기면 편리합니다. 향 피우기나 촬영은 가능하나,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주차 공간이 한정적이므로 오전 일찍 방문하면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조용히 머물다 가는 것이 이곳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이었습니다.

 

 

마무리

 

서광사에서의 시간은 짧았지만 마음이 한결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화려함보다 단정한 조화가 돋보였고, 자연과 공간이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필요한 것만 남긴 듯한 절제미가 느껴졌습니다. 다시 찾는다면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시간대에 조용히 앉아 명상하고 싶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와 나무 냄새, 그리고 따뜻한 차 한 잔이 어우러진 그 순간이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서광사는 일상의 소음을 내려놓고 잠시 머무르기 좋은 고요한 쉼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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